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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자립생활센터와 자립생활운동의 관계는?
 작성자   박선민  
자립생활센터와 자립생활운동의 관계는?
“자립생활센터, 운동성을 잃으면 안 된다”
VS "장애인 주도 서비스기관 매도하지 말자"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8-06-20 13:22:15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지난 17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개최한 '장애인자립생활운동의 성찰과 자립생활센터 정체성 및 방향' 토론회의 모습. ⓒ에이블뉴스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지난 17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개최한 '장애인자립생활운동의 성찰과 자립생활센터 정체성 및 방향' 토론회의 모습. ⓒ에이블뉴스 이미지 자세히보기
“자립생활센터가 서비스제공에만 몰두하다 보면 장애인의 편이 아닌 단지 서비스제공기관의 입장으로 전락해버릴 수도 있다. 자립생활센터는 원칙에 의해 자립생활센터의 모든 프로그램들이 이끌어져가야 하고, 운동성이 내재된 서비스를 만들어 제공해야 한다.”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지난 17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개최한 ‘장애인자립생활운동의 성찰과 자립생활센터 정체성 및 방향’ 토론회에서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김준우 교육국장은 자립생활센터의 역할에 대해 이 같이 주장했다.

자립생활 운동을 이끌고 있는 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초기에 가졌던 문제의식이나 운동성보다는 점차 제도적인 사업기관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 속에 마련된 이날 토론회는 자립생활센터와 자립생활운동의 관계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먼저 김준우 국장은 “자립생활센터는 사업체이자 운동체로서의 성격을 동시에 지는 조직으로 따로 분리해서 생각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자립생활운동을 통해 만들어진 서비스들을 더욱 확장하고 그 서비스들이 자립생활 철학에 맞게 제공되며 서비스 안에 운동성이 묻어남으로써 서비스를 통해 자립생활운동이 더욱 성장하리라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국장은 “자립생활운동은 단순한 하나의 서비스보다 큰 것이며, 그 이상이 것으로 자립생활운동은 실제로 사회를 변화 시킬 수 있고 전환시킬 수 있다. 허나 서비스로는 사회를 변혁시킬 수 없다”며 “자립생활운동이 멈춘다면 사회변화도 멈춰 버린다”고 주장했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박홍구(광진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 회장은 “자립생활센터는 단순 사업기관이나 서비스 전달체계만이 아니라 자립생활운동을 한다는 가정 하에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앞으로 자립생활센터의 역할은 자립생활운동의 근거로서의 위치를 지키고 자립생활에 필요한 서비스와 권익옹호를 조화롭게 할 수 있어야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것이 꼭 이 모두를 다하는 백화점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나 제일 중요한 것은 자립생활운동의 근거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포기할 때 그 자립생활센터는 이미 자립생활센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자립생활운동은 사회변혁운동의 기능을 시대와 장소에 맞게 하는 것이며, 자립생활센터는 이 자립생활운동의 근거지 역할을 기본으로 필요한 서비스와 권익옹호를 수행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윤두선 회장은 “자립생활운동과 자립생활센터는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윤 회장은 “현재의 장애인활동가들이 대부분 자립생활센터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것이 자립생활센터가 자립생활운동을 떠맡아야 한다는 논리로 전개돼서는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윤 회장은 “장애인운동 전체가 자립생활운동이다. 그런데도 자립생활센터만이 전초기지 역할을 하라고 강요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자립생활 운동을 하다가 지역운동을 하거나 관련서비스를 하고 싶어 자립생활센터를 만들 수 있지 않은가. 그것을 갖고 운동성을 상실했느니 하면서 도덕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윤 회장은 “자립생활센터가 운동성을 상실하면 서비스 기관으로 전락한다고 하지만 장애인 주도의 서비스 기관이 생긴다는 것도 그렇게 나쁜 일은 아니라고 본다. 장애인 소비자 중심으로 자립생활 서비스가 전개될 수 있다면 이것도 좋은 일이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오히려 자립생활운동이 걱정해야 하는 것은 자립생활센터가 장애인당사자주의라는 명분으로 질 낮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확장하려고 하거나 기존의 복지단체의 병폐인 불투명한 운영, 족벌체계, 관변화 등을 재현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윤 회장은 권익옹호가 사회변혁운동이라는 생각이 팽배해 있다고 문제제기를 하며 “권익옹호라는 것은 지역적으로, 합법적으로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사회운동으로의 자립생활을 얘기한다는 것은 곧 비합법적이고 만성적인 투쟁을 뜻하는 것이 되어버렸다. 운동을 사랑하는 입장에서야 좋을지 모르지만 이러한 상태를 지속한다는 것은 자립생활센터로서는 너무 소모적이고 운영에 압박이 되어버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윤 회장은 “지금까지 자립생활운동에서의 자립생활센터의 역할을 결정적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자립생활센터도 기존의 운동성만으로는 존속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 돼 버렸다. 자립생활센터를 걱정하고 주시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나 이러한 시선이 지나치게 이념적이고 근본주의적이어서는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맹혜령 기자 ( behind81@ablenews.co.kr )
 
등록일 : 2008/06/23 | 조회 : 2096